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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서사시
우리는 무엇을 위해 태어났는가?
6년 후,
1474년, 아카데미에 입학한지도 벌써 6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최고의 교육과, 최고의 대우, 그리고 보장된 미래의 기회까지 얻게 됩니다.
입학식 이후로 아카데미는 학생들에게 꾸준히 ‘황실 기사단’이라는 길을 추천해왔습니다.
성장할대로 성장한 그들의 능력을 이용할 곳은 이곳이 유일하며,
전장이 무섭다면 뒤쪽에서 전략 논의와 의료를 담당하게 해주겠다는 편의까지 봐주면서 그들을 언제까지나 제국에 종속시키려 합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것은 하나입니다.
기억하세요,
이 길이 아닌 다른 길은 없습니다.

발단
한편, 아카데미 밖의 상황.
이능력자의 탄생과 함께 불어나는 재해, 그에 따른 높아진 세금으로 평민들의 재정 상태는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게 현실입니다.
심지어는 제국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범죄 조직이 판을 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에 많은 이들이 직시하기를, ‘제국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 라는 사실입니다.
본래 빈민가 쪽에는 널리고 널린 것이 치안 문제였습니다만,
최근 일어나는 범죄의 형태들은 일반적인 경우와 매우 달랐습니다.
일반적인 절도, 사기, 무단침입 등의 사건과 다르게
사상자가 급수적으로 증가하는 테러, 살인과 같은 대인범죄가 여러 지역과 수도 쪽에 크게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비정상적인 범위에 모든 범죄가 1월의 아이들, 즉 이능력자의 소행이 아니냐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능력이 나타난 아이들은 모두 아카데미로 데려왔다며 황실이 소문을 부정해본들,
계속되는 범죄에 지친 제국민들은 이능력자에 대한 편견이 커져갔습니다.
이 편견은 아카데미 안에 있는 학생들조차 피하지 못합니다.
선택받았다는 이유로 혜택을 누린다, 능력이 있으니까 기고만장하다, 살인자들이 사람 취급을 받는다는 등…
더군다나 은밀히 평민 사회에서 퍼지는 이것은, 자신들의 세금이 아카데미의 자본으로 사용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기이한 능력을 가진 ‘재앙’들을 아카데미에서 관리함으로써 잠재웠다는 몇년 전의 여론과는 달리,
제국민들은 질투와 편견으로 시야가 가려져 모두 등을 돌렸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건 오직 한 가지 길 외에는 없습니다.
혹자는 자신의 가문을 지키기 위해서,
혹자는 가족들까지 피해를 입지 않도록,
혹자는 지금의 편견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황실의 뜻에 따라 기사단에 입단하는 수밖에 없다는 것.
어지러운 제국을 잠재우지 못했다고 어찌 황실을 비난할 수 있겠습니까.
모든 근원이자 ‘재앙의 산물’인 우리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릴 수 밖에요.
돌아갈지언정, 우리를 따뜻하게 안아줄 곳은 없습니다.
이곳, 라누아리우스 아카데미를 제외한다면…
어디에도…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