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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신의 힘을 품은 자들이 날개를 잃고 추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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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6년, 1월.
그날 밤은 유난히 밝았다고 전해진다.
달빛이 제국 전체를 비춘다.
골목 사이사이까지 속속히 스며들어 빛을 피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밤하늘에 뜬 하얗고 거대한 달은 곧 머리 위로 쏟아질 것처럼⋯
찬란한 공포가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다.
세계의 멸망을 수군거리는 자들 사이로 곧 동이 트는 것과 동시에 이의 형체가 흐려졌다.
잠잠해지는 여느 소문처럼 모두의 기억 속에 남았다.
기이한 현상이 우리의 머릿속에서 잊혀져 갈 때쯤, 재난이 시작되었다.
이는 불확실한 때에 나타나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드는 것이,
마치 이전에 나타난 커다란 달이 형체를 감추는 듯 했다.
잠잠하던 바다의 물결이 거세지고, 일부 해안가는 바닷물에 삼켜지듯 했다.
이후에는 거센 태풍이 거리를 휩쓸었고, 거대한 화재가 일부 산을 모조리 태우기도 했다.
비명소리, 고함소리, 울음소리, 누군가를 찾는 메아리… 평화롭던 제국은 이 재난에 대비하지 못한 상태였다.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무너뜨릴듯 내리치는 폭우가 끝나고 고개를 들면,
환하게 빛나는 달이 있었다.
...그날 밤은 유난히 밝았다고 전해진다.
왜 이런 일이 우리에게 닥치었는가?
아, 생각해보면 그 날이다.
밤하늘에 뜬 하얗고 거대한 달은 곧 머리 위로 쏟아질 것처럼⋯
재난 속에서도 어김없이 제국을 이끌어갈, 아카이아 제국을 지탱할 자들이 태어난다.
어떤 생명은 축복받고 기쁨 속에서 새로운 숨을 들이켰으나,
몇몇은 환영받지 못하는 분위기 속에서 숨을 내뱉는다.
탄생은 반복되고 거듭되었기에 아무도 이상하게 느끼질 않았으나,
우리가 태어난 1월. 그 달에는 유난히 밝은 달이 어김없이 떠오른다.




